일주일 동안 날씨는 맑음을 유지하더니 금강기맥 3구간 길을 나선다고 하니 하늘이 시샘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구라청의 구라인지 새벽부터 열심히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올라온다. 그러면 안 되는데 어쩌면 좋을까 하는 마음에 약간은 싱숭생숭 하지만 부딪쳐 봐야 알겠지 싶어 그냥 GO GO~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인지 함께 산행하기로 하신 몇 분의 알흠다운 분들이 말로만 함산을 약속하고 타어어도 아닌데 펑크를 내고 그래도 의~리로 약속을 지켜 주시기 위해 오신 두 분이 계시니 빗속에 여인을 만들어 드리리다 ㅎㅎ
산행지:금강기맥 3구간 24.46km
코스:작은 독고재-천호산-갈매봉-문드러미재-쑥고개-용화산-다듬재-미륵산-석불초등학교-익산의료과학산업단지-익산대로
날씨:흐림 비
거리:24.46km
기온:오랜만에 영상에서 놀았음
소요시간:09시간 45분
일행:집중타공, 모모총무, 노성임, 송운, 다류
지원:청량

송운 님께서 준비해 오신 맛난 찰밥과 반찬으로 벌곡휴게소에서 뱃속을 든든히 채우고서 또다시 달리고 달려 저번 금강기맥 2구간 날머리에서 금강기맥 3구간 들머리로 신분 세탁한 작은 독고재에 도착을 한다.
오늘도 중 간헐적으로 빗방울이 살짝살짝 약을 올리듯 오락가락 하니 뒤숭숭한 마음뿐이다.
새벽 3시에 비가 온다는 구라청의 예보가 있었으니 비가 오기 전에 일찍 움직여 보기로 하고 2시 10분경 후다닥 준비를 하고
3구간을 바로 시작한다.

인증사진 찍고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얄미운 빗방울이 후두두둑 하며 떨어진다. 빗방울이 강해지면 가기 싫어질 것 같아" 출발합니다"를 외치고 앞서서 서둘러 금강기맥 3구간 속으로 빠르게 흘러 들어간다. 다행스럽게도 간헐적으로 오락가락 많은 양의 비는 쏟아지지는 않지만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며 바닥에서 올라오는 흙먼지를 막아주니 다행이다 싶다.


그렇게 얼마 가지 않아 천호산성 표지판이 나오고 돌무더기들이 나오며 옛 산성터가 보인다.
이런 곳에 산성이 다 있었구나 싶다.

천호산성 정상부에 있는 헬기장 정상석은 보이질 않는다. 지도상에 표시되어 있는 삼각점을 찾아보려 이리저리 풀숲을 헤쳐 보지만 잡풀이 많아서 그런지 찾을 수가 없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찾는 거 포기하고 이동한다.


처음엔 삼각점인 줄 알았는데 삼각점이 아니다. 그럼 이건 뭘 의미하는 걸까. 삼각점처럼 생겼는데 烽(봉) 張(장) 사면으로 돌아가며 글이 적혀있다. 어떤 이유인지 난 모르겠다. 하지만 호기심 발동 해서 아랫부분까지 긁어내 보지만 여전히 오리무중 모르겠다.


금강기맥길에 반가운 몇 년 전의 시그널을 뚱뚱해진 나무에서 홀쭉해진 나무로 옮겨주고 더 오래오래 이곳에 남아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라며 함께 걸어둔다.

어느 순간 굵어지기 시작하는 빗방울 다행스럽게 산불감시 초소가 있어서 들어가 빗방울을 잠시 피한다. 한데 이것도 뭐가 그리 좋으신지 웃고 계시네. 비 맞아도 좋다고 하시며 이 야밤에 청승이시다. 참 재미있습니다.


비가 내려 촉촉하게 대지를 적시다 보니 먼지가 안나 더 좋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함께 하는 즐거움이 더 크다 보니 내리는 비는 문제가 되지 않는가 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문드러미재 에 내려서게 된다. 폭우가 쏟아지는 것도 아닌 이상 우비 입을 필요가 없어 슬슬 내리는 비는 온몸으로 받아내며 편하게 걷는다.

육군부사관학교 라고 되어 있다. 여기가 군부대 안은 아니지만 부사관들 훈련하는 야외교장인 듯 싶어 보인다.


차량들의 소음이 들려오고 지도를 살피니 이곳이 호남고속도 상에 있다. 열심히 달리는 차들을 슬쩍 한번 째리고 동물이동 통로를 이용해 건넌다. 쌩쌩 달리던 차들 아마도 동물이동통로 위에 불빛들이 보여 놀라지는 않았을까 싶은 헐렁한 생각도 해보았다는 거 아닌가.



어둠 속을 계속 뚫고 다시 내려서니 왕궁면과 여산면 이 나뉘는 경계 인가 보다. 잠시 버스 승강장에서 정비를 하고 다시 금강기맥을 이어 간다.


내실력이 그런지 야경을 담는다고 담긴 했는데 흔들렸는지 마음에 안 든다. 그런다고 버릴 수 없으니 그냥 쓰기로 하자.

얼마나 열심히 등로를 공부해 오셨는지 트랙 따라가기도 바쁘실 텐데 수시로 체크하시며 열공하신다. 난 그렇게 해본 적이 없다 보니 마냥 신기하기도 하고 아마 아르바이트하라고 해도 못하실 것 같으시다.

용화산을 오르는 도중 민가 근처에서 불길이 치솟는다. 불이 났나 싶어 유심히 보니 아무래도 짚불을 태우시는 것 같더라. 요즘 시골에서도 짚불은 잘 안 피우는 것으로 아는데 이곳은 어둠을 틈타 피우는것 같아 보였다. 잠깐 119에 신고를 해줘야 하나 싶었지만 그냥 조용히 지나쳐 갔다.


알 수 없는 의문의 삼각점 그리고 이렇게 발만 나오게 사진 찍어 올리는 것이 요즘 대세라죠. 함께 하시는 분들 발인증 누가 먼저 하자고 이야기했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먼동이 틀시간이 가까워서 인지 차가운 바람이 살살 불어주고 이때쯤 해서 용화산에 올라선다. 함께 하신 분들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들을 많이 드셨는지 마냥 즐거우신가 보다.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산행하기 전 금강기맥에 대한 후기에 나왔던 용화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다는 그 유명한 묘지가 바로 여기인 모양이다. 여기에 잠드신 분은 심심하지는 않으실 것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한 마디씩 던져 주시고 가시니 즐거우실 듯싶다.

조금 있으려니 서서히 어둠이 물러나고 있다. 조금 더 이곳에 머무르고 싶지만 비가 온 관계로 일출은 없을 듯 하니 일출은 포기하고 그냥 진행해야 할 듯싶어 길을 나선다.

등산로 이외 사용금지 란다. 이곳 주위에 사격장이 있다는 이야기겠지. 유비무환 조심해야지

잠시 후 올라서야 할 미륵산의 실루엣이 선명해지는 시간


순식간에 어둠은 밝음으로 바뀌고 헤드랜턴으로 인해 엉망이 되진 않았을까 싶어 찍어본 셀카 하지만 뭐 그런대로 봐줄만한 거 아닌가 싶다.

여긴 아무래도 또 뭐 하는 교육장 인 모양인가 보다. 이 근처에 이런 시설이 제법 있더라.

청량님을 만나기로 한 다듬재에 내려서는데 청량님께서 뭐 벌써들 오시나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시며 하시는 말씀이 이제 라면 물 올리고 있는데 벌써 와버리면 어쩐대요. 하신다. 항상 든든한 지원을 해주시는 청량님 감사합니다.

의문의 버스가 철조망 안에 서있는데 어디로 들어갔을까? 아무래도 버려진 버스 같은데.

잠시 후 모두 하산을 완료하고

중간에 빵쪼가리 한 조각 먹고 가는 것도 좋겠지만 이렇게 따듯한 라면으로 요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복은 복일 것이다. 청량님께서 끓여주신 따듯한 라면에 행복해하며 미륵산을 향한다.


미륵산을 향해 오름질을 하는데 말없는 분들과 산행하는 묵직함도 좋기는 하지만 쉴세 없이 쏟아지는 재미난 이야기들 속에 있으니 질리지 않고 웃음꽃이 만발한다.


미륵산성에서 놀멍쉬멍 하며 여유로운 금강기맥을 걷는다.


성벽을 타고 암벽등반 하듯이 올라서 보는데 너무 쉽게 올라서져서 살짝 당황스럽더라. 다른 분들은 성벽 아래로 난 등로를 따라서 올라오신다.





정상으로 가야 하는데 너무 재미들이 좋으신지 성벽 위에서 사진놀이 삼매경에 빠져서 포즈도 취해보고 배낭은 아예 벗어던져두고 한참 동안을 어린아이들 소꿉놀이 하듯이 사진 찍고 떠들어 댄다.

봄으로 가는 길목 양지바른 곳에는 벌써 봄을 알리는 새싹들이 앞다투며 싹눈을 틔우고 있다.

지나온 능선 뒤돌아 어디로 해서 어디로 왔는지 확인도 해보는 여유를 즐기고

미륵산 정상에 위치한 1등 삼각점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미륵산 정상



미륵산정상에서도 한참을 놀다 보니 퍼뜩 드는 생각이 이러다 언제쯤에나 날머리에 설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뭐 조금 늦으면 어때 쉬엄쉬엄 가면 되지 하는 편안한 생각이 드는 것은 뭐지..



모두 맨발이다. 내가 퍼트려 놓은 맨발 산행의 묘미를 알아가시는 분들 그것도 즐겁다 하시면서 맨발인증 놀이 중 이시다. 처음 생각은 미륵산정상에서 하려고 하셨단다. 한데 깜박 잊어 먹으셔서 여기서 하시잔다. 그렇다고 다시 미륵산으로 올라가는 것은 싫으시다고 여기서 하자고 해서 대충 만만한 돌댕이 위에서 하게 되었단다.ㅎㅎ


미륵산은 정비도 깔끔하게 잘 되어 있어 현지 분들이 많이 오시는 곳인지 하산하면서 제법 많은 분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마을로 내려서고 나니 산이 안 보인다. 여기부터는 산을 뒤로하고 임도와 도로 논길 밭길을 걷게 된다. 사람들이 터전을 이루고 살아가다 보니 점점 산이 없어지고 맥길은 사라져 버려 겨우겨우 맥길을 이어 가는 것일 뿐이다.




밭길도 지나고 논길도 지난다. 그럴 때는 그래도 편안하게 지나는데 인삼밭 같은 특용작물 재배지를 지날 때는 괜스레 오해나 사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에 휘리릭 지나게 되더라.




논 밭을 빠져나온 뒤로는 본격적으로 차들이 다니는 도로를 따라 걷게 되는 금강기맥 길은 의미가 많이 상실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선배님 들이 걸으신 흔적을 따라야겠기에 그 길을 따른다.


도로를 따르다 보니 매화가 개화하는 것도 있고 벌써 활짝 만개한 것도 있다. 봄의 향이 진동하는 것 같다.




산업단지를 지나는데 휴일이라서 그런지 차량의 흐름이 전혀 없다. 어떻게 지나는 차가 한 대도 없을까? 조금 의아하기는 하지만 일요일이라서 그런 거겠지 생각이 드는데 인도는 왜 저 모양이지.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는 곳인지 잡풀들이 빼곡하게 자라 있어서 인도인지 그냥 풀밭인지 헛갈린다.


유령이 차지하고 있는 공원스럽지 않은 공원도 지나게 되고 산단도마마을이라는 곳도 가로질러 지나면서 한참 동안 도로를 질풍노도처럼 지나쳐 간다. 그사이 또다시 비는 오락가락하면서 머릿결을 적시니 조금이라도 빨리 산행을 종료해야겠다 싶어서 발걸음을 빨리해 본다.

산단을 빠져나오니 그런대로 차량들이 한두 대씩 지나다니고

어느 예술가가 열심히 그려 놓은 듯이 밭을 곱게도 갈아 놓았다.

멀리만 보이던 KTX 호남선 철로


벽돌공장을 지나 어느새 멀리만 보이던 KTX 호남선 철로 아래를 지나게 되고


차 한 대 지날 수 있는 길 중장비를 뒤로 하고 열심히 발품팔며 걷고 또 걷고 있는 금강기맥팀 이젠 거의 다 와간다.

벌써 이곳은 봄이다. 여기저기 매화가 만개하고 있다.

오늘 오고 있는 이비는 고맙게도 계속해서 먼지 안 날 정도로 대지를 촉촉이 적셔 주고 있으니 복 받았는가 보다.



길도 좋은 데다가 먼지 안 나게 비까지 살살 와줘서 조금은 일찍 끝이난 금강기맥 3번째 구간 그래도 12시 안돼서 산행이 종료되니 편안한 마음이다. 날머리에 대기하시던 청량님 너무 일찍 와서 우리가 아닌 줄 아셨단다. 너무 일찍 와서 죄송합니다. ^^ 너무 재미나게 걸어낸 3구간 그러다 보니 4구간이 더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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