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기맥 4구간 25.42km - 익산대로~다리실재
주말에 산에 가는 것이 보기 싫은 것인가. 언제부터인가 주말만 되면 눈이 오네 비가 오네 강풍이 불어 닥친다는 둥 뉴스에서 떠들어 대고 있다. 그렇다고 안 갈 것도 아니고 약속은 어차피 되어 있는 것 그저 묵묵하게 걸어내면 그만인 것이다 보니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비가 오면 비 오는 대로 걸어 보자 하는 편안한 마음으로 금강기맥 4번째 들머리로 향해 본다.
산행지:금강기맥 4구간 25.42km
코스:익산대로-함라면사무소-봉화산-칠목재-수레재-망해산-취성산-용천산-대명산-망경산-다리실재
날씨: 흐리면서 비도 온 날
기온:산행하기 좋은온도
완료시간:09시간 14분
동행:집중타공, 모모, 송운, 고진감래, 후상, 친구친구, 다류
지원:청량님

꽃놀이 계절 이 되면 항상 그렇듯이 상춘객이 많아지니 평소에 막히지 않는 길들도 많이 막힐 수밖에 없다. 이번경우가 그렇다. 약속장소에 약간 늦게 도착을 하지만 나만 막힌 게 아니다 보니 지원차량도 늦게 도착을 해서 조금은 덜 미안하게 차량에 올라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다 도중에 휴게소에 들러 송운 님이 싸 오신 맛난 밥과 반찬에 배를 채우고 저번 구간에 날머리이자 이번구간 들머리인 익산대로에 도착을 한다. 3구간 빼먹으신 고진감래님과 후상님은 낮에 와서 3구간 진행하시고 4구간은 함께 하기 위해 기다리고 계셨다고 하신다.

2시에 도착 을 했지만 다른 분들을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4번째 구간을 시작한다. 성질 급하신 분도 계셔서 어쩔 수 없이 급하신 분은 미리 출발을 하시고 항상 여유 넘치는 우리는 천천히 인증도 하고 출발을 한다.


저번구간 날머리에서 이번구간 들머리로 모습을 바꾼 익산대로 여기서 시작을 해서 날머리까지 안전하게 서야 할 텐데 하는 마음으로 걸음을 떼어 본다.

어차피 산에 들어 서기 전 까지는 도로를 따라야 하고 무심코 걷다 보니 고향의 냄새가 그것도 아주 그냥 코를 자극하는 강한 향긋한 스멜이 풍겨 온다. 오래 맡고 있으면 속 뒤집힐 듯해서 후다닥 그곳을 지나치고 철길 건널목도 휘딱 건너고 도로를 따라서 걷고 또 걷고 한참을 걷는다.

구자버스정류소를 지나고

구자마을도 지나고

봉곡마을도 휘리릭 지나쳐서 그렇게 한참을 어둠 속에서 인적 없는 도로를 따라 걷는다.

어느 동네를 지날 때는 요란하게 짖어대는 멍멍이들 때문에 동네 사람들 다 깨울까 봐 미안스러워서 정말 빠르게 속보로 지나쳐 가기도 한다. 좀 조용히 짖어 주면 안 되겠니.

그렇게 한참을 걷다 보니 약 5km 이상은 걸어온 듯하다. 그리고 드디어 여기 함라면사무소 지나면서 동네 골목으로 쏙 들어서고 이내 산길로 접어들게 된다.


함라산 소방봉 봉수대
먼저 어둠을 뚫고 출발했던 참을성 없이 바쁜 일행은 이곳 언저리에서 만나고 오늘 산행해야 할 최고봉 236m 봉수대에 올라선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익산시내의 야경이 눈에 들어온다. 며칠 전만 해도 쌀쌀하게 다가서던 바람이 제법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이 계절의 바뀜을 의미하는가 보다.


금강기맥 4구간 시작한 후 약 10여 km 지점에 있는 고갯길 까지는 부드러운 꽃길처럼 잘 정비되어 펼쳐지니 드는 생각이 계속 이런 길이 이어진다면 오늘 일찍 끝나겠다 싶은 마음이 들어 흐뭇한 웃음을 날렸더랬다.

어래산성 올라서는 길은 동네 집뒤를 통화해서 올라 서야 하는데 갑자기 꽃길처럼 부드럽고 좋기만 하던 길이 순식간에 변신 로봇처럼 길도 없는 아주 지맥스러운 길로 변신하여 나타나 사람 진땀 나게 만들어 준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다 보니 등로가 점차 흐려지고 그러다 묵어 버린 듯싶다. 하지만 위쪽으로 올라서면 또 그런대로 갈만하긴 하더라.

오늘 첫 선을 보이는 2등 삼각점 한산 25
오늘 산행하는 코스에 삼각점이 몇 개 되지 않으니 귀중하게 담아 둬야지.


시그널 작업하고 오시는 분들 합류하는 동안 서서히 날이 밝아 온다. 그래그래 훤해진다는 것은 좋은 것이야. 동이 터올 무렵이면 어디선가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오고 마음의 평온이 찾아오거든


산들마다 틀리기는 하지만 역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산은 등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좋지만 사람이 잘 다니지 않아 방치된 등로는 누가 손도 안 대고 찾아오는 이도 없는지 길이 아주 참 아수라장처럼 보인다. 숙이고 길 때도 있고 어떨 때는 타 넘기도 하고 아주 곡예를 한다.

날이 밝아 오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뒤를 돌아보니 얼레리여 사람들이 안 보인다. 조금 떨어져 있겠지 싶어 잠시 쉬며 기다려 보는데 오지를 않는다. 조금 더 조금더 하다 보니 한참을 기다리게 되고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살살 걸음을 옮겨본다.

그렇게 잔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느새 일출이 올라서고 어디 자리 좋은 곳에서 깔끔하게 일출을 담아 보고 싶은데 나무들이 방해를 해서 담을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아쉬운 대로 이렇게 라도 담아본다. 이후로의 등로 상태도 그다지 좋지를 못하다. 임도를 만드는 것인지 여기저기 파헤쳐져 있다. 울퉁불퉁한 그 길을 따르다 보니 혹시라도 뒤에 분들 길 잃을까 봐 곳곳에 길 잘 찾아오시라고 여기저기 시그널 작업 해둔다.

그렇게 14km 지점인 수레재에 내려서니 청량님께서 맛난 라면을 준비해 주시고 계신다.


뒤에 계시면 금방 오 실 텐데 20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다가 한방에 우르르 몰려 내려오신다. 밝은 모습으로 오시며 하시는 말씀이 두릅과 엄나무순을 발견하시고는 한참 그들과 사투를 벌이다 보니 늦어졌다고 하신다. 뭐 바로 이해가 되더라는

그 덕분에 봄향기 가득한 엄나무순과 두릅을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맛나게 냠냠했다는 거 아닙니까. 거기에 모모총무님이 가져오신 슬쩍 숨겨 가지고 오신 홍어와 막걸리 조합이 예술이었다는 거고요. 그렇게 앉은자리에서 너무너무 먹어서 산행 못하겠다고 했다지요. ㅎㅎ

이거 괴불주머니 아닌가 싶어 청량님에게 여쭤보니 괴불주머니 맞으시다고 알려 주신다. 청량님께서도 역시 야생화에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라 대번에 알아보신다. 내가 잘못 본 것은 아닐 건데 자주색 괴불주머니는 처음 봐서 그런지 마냥 신기하기만 하고 다른 곳에서 노란색괴불주머니 와 흰색괴불주머니는 자주 봤어도 이렇게 자주색괴불주머니는 보지 못했었다.
지역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이곳에는 자주색괴불주머니가 지천에 널렸다. 이런 눈호강도 해보게 된다. 관심 없는 사람들 눈에는 그냥 꽃인가 보다 싶겠지만 내 눈에 비친 자주색괴불주머니는 참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배부르게 먹고 쉬었으니 다시 힘내서 가열차게 한번 걸어 볼까. 올려다본 하늘은 아직 까지 맑은 것을 보니 구라청에서 또 구라를 쳤는가 보다. 이대로만 진행한다면 비 맞지 않고 산행이 종료되겠는걸..



이 동네는 독특하게 이정목 위에 누군가 솟대를 만들어 놓았다. 덕분에 심심하지 않게 솟대 구경을 하면서 여기저기 둘러보며 또 다른 볼거리가 없나 눈도 돌려다 봐가며


곳곳에 벚꽃이 만개해지기 시작하니 함께 하시는 분들의 입가에 웃음꽃 만개를 한다. 덕분에 산행이 이렇게 재미난 것인가 싶을 정도로 재미가 느껴진다. 장거리 산행에서 느껴 보지 못하는 또다른 맛이랄까.


망해산 정상에 스리슬쩍 올라서고 보니 이번구간 제대로 땀 흘리며 올라서고 내려서는 구간이 없었다. 뭐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ㅎㅎ

삼각점확인 한산 459 4등 삼각점
여유가 있다 보니 뻥뚤린 경치도 구경하며 즐겁게 이어지는 금강기맥 구간이다.



조망 좋은 곳에 올랐으니 단체사진도 담아보고 시그널 작업도 해두고 남은 구간을 마무리하러 가야지 하며 돌아서는데 목뒷덜미에 떨어 지는 차가운 물방울의 느낌. 이런 안 올 줄 알았는데 시작하는 것인가?
하늘은 어느 사이 우중충한 색으로 변해 있었고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방울 오든말든 어쩔 수 없는 하늘의 조화 속이니 살짝 무시를 해주고


한 번 더 이곳저곳 눈에 담아주고 사진에 넣어주고 망해산을 뒤로하고 걸음을 옮겨 본다.

조금씩 알록달록 해져가는 산의 느낌 흰색과 분홍의 조화도 좋고 눈아래쪽으로는 곳곳에 올라오기 시작하는 고사리들 하나하나 간섭하며 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잠시 걸어 보게 되는 구불길 하지만 얼마 못 가서 다시 산속으로 쏙~ 들어서게 된다.


이정목에는 축성산으로 되어 있어서 축성산인 줄 알고 올라섰더니 취성산이라고 한다. 그리고 얼마나 더 갔을까?
눈에 들어오는 엄나무 그리고 곳곳에 가시를 앞세워 서있는 엄나무들 그냥 갈 수 없어서 잠시 그냥 쉬어간다는 그냥 쉬기만 했는데 왜 점점 더 배낭이 무거워지는 건지 알 수가 없네 ^^

너무 쉬었나 싶어 헐레벌떡 앞선 발자취 따르다 보니 웬 강쥐가비를 맞고 뭔가를 아주 맛나게 잘 먹고 있다. 모모님이 주셨는지 주먹밥 조그마한 것 한 덩이 물고 배가 많이 고팠었는지 맛나게도 잘 먹는다.

잔디가 아주 이쁘게 잘 관리된 어느 묘지옆 후손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아주 그럴싸한 밥상이 놓여 있어 후손들 자주 가고 싶은 마음 새록새록 들 것 같다.

시온동산 지나서 다시 산속으로 들어서고 길들이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함께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재미가 있다. 그러는 와중에도 오락가락하며 옷깃을 적시는 빗방울이 약간은 신경이 쓰이기도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멈출 수 없는 금강기맥 산행은 계속 이어진다.


용천산에 올라서고 잠시 기다렸다 함께 가려 하다 보면 금세 저만큼 내빼시는 분들 잘 들도 걸으시네요. 또 후다닥 따라가기


계속 이어지는 비산비야의 오르내림 고도편차가 크지 않으니 쉽게 오르고 쉽게 내려선다.

탐스럽게도 피어난 동백꽃 이런 이쁜이를 그냥 지나간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겠지 잠시 담아 주고, 솔직히 담장아래 동백이 많이 피어 있었는데 다 시들고 이 동백꽃이 가장 싱싱하고 이뻐서 담은 거였다는, 그래서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사진은 뭐다? 구라 다.



시골의 한적한 길을 걸으며 봄의 꽃과 함께하고


또다시 시작되는 마을 도로를 따라 이동을 하고

마을길을 따라가다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한 적하게 걷는다.


여기서 그냥 임도 따라가려다가 송운 님 트랙대로 가보고 싶다고 하시니 "그렇게 해드려야죠" 하고 함께 트랙을 따라 들어간 그곳은 어땠을까?

아마도 사람들이 이쪽으로 다니지를 않았던 모양이다. 길은 희미해서 보이지 않고 (아주 비추) 비는 속절없이 오지 여기저기 할 것 없이 가시덩굴이 가지 말라고 바지끄덩이며 멱살이며 잡아끌지 부지불식 지간에 바짓단이 걸레가 되었다는 거 아닌가. 겨우겨우 뚫고 나와 고속도로 옆으로 돌아 올라와서 대나무 숲을 피해 올라선다.


시그널 하나 걸고 와룡산 님이 코팅산패를 걸어 두셨네요. 이렇게 비가 오거나 말거나 해맑게 웃고 계시는 송운 님 진정 해피바이러스스럽네요. 대명산 뒤편으로는 임시 임도를 만들었던 흔적이 있고 진행에 지장은 없는데 그냥 따라가면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니 다시 가시밭길로 들어서야 한다. LA~

지도상 좌표는 이곳이 망경산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산패나 시그널이 없으니 알 수가 없고 한기의 묘지만 덩그러니 있어
시그널만 하나 달아두고

고갯마루 살짝 내려서 다시 올라서는 편백나무 숲에 들어서니 여기에 망경산코팅표식이 있다. 아무래도 이곳은 잘못 달아 놓은 듯한데 아마도 지도마다 조금씩 달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다.




비가 살짝 오다 말 것이지 급 쏟아지는 바람에 쫄딱 젖어서 내려서게 되는 다리실재가 되겠다. 매주마다 비아니면 눈이 내려대니 환장하겠네 하지만 뭐 짜증 내봐야 어쩌겠어요. 그렇다고 올게 안 올 것도 아니고 그러려니 하고 말아야지. 물 빠진 생쥐꼴이 되어서도 무사히 마무리했으면 됐다 싶다. 무사히 마무리하고


날씨만 도와줬다면 5km 정도는 더 가려고 생각은 했었으나 날씨가 도움을 안 주니 어쩔 수 없지 모두 무사히 날머리에 내려섰으니 이것으로 충분히 됐다 싶다. 시작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한 구간밖에 남지 않았다 이렇게 짧게 구간 산행 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듯싶다. 이렇게 금강기맥 4구간을 마무리하게 된다. 다음 금강기맥 5구간에서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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