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기맥 이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북한땅을 지나고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속리산, 덕유산을 지나 지리산을 향해 남으로 달려가던 백두대간상의 영취산에서 금남호남지맥이 분기한다. 금남호남정맥은 장안산, 팔공산, 마이산을 지나 주화산에서 그 맥을 다하고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갈라진다. 내장산, 강천산, 무등산을 지나 남으로 내려오던 호남정맥의 바람봉(430m)에서 땅끝기맥이 분기한다. 땅끝기맥은 국사봉(613m), 월출산(809m), 도갑산(401m), 월각산(450m), 주작산(428m), 두륜산(703m), 달마산(489m), 도솔봉(416m)을 지나 땅끝의 사자봉(109m)까지 약 120km를 잇는 산줄기이다.
백두산에서 반도의 동쪽을 내려오던 백두대간이 태백산에서 내륙으로 방향을 틀어 반도 중앙을 관통하던 백두대간에서
호남정맥에 와서 반도의 서쪽을 타고 내려오다 땅끝기맥에서 반도의 서남단 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땅끝기맥은 산줄기가 반도의 북동쪽에서 반도의 서남쪽으로 완전히 횡단하는 산줄기의 마지막 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산행지:땅끝기맥 25.08km
코스:병동리마을회관-들꽃향기펜션-노적봉(땅끝분기봉)-각수바위-바람재-행장재-계천산-골프장-칠성길
날씨: 습도 대박 땀 줄 줄
기온:20~28도
총 소요 시간:10시간 05분
동행:18명

땅끝기맥 결코 가깝지 않은 멀고도 먼 길 정기산행으로 올려놓으니 함께 하시는 분들이 없어 조촐하게 다녀와야겠구나 하는 마음을 먹고 편하게 날짜를 기다린다. 다행스럽게 한 분 두 분 더 힘을 실어 주시니 점점 인원이 불어나고 출발 당일에는 18명이나 되는 멤버 구성이 이루어진다. 그런 우여곡절로 작은 차에서 큰 버스로 바꿔서 땅끝을 향한다. 인원이 몇 분 안 되어 조금밖에 준비하지 못했는데 인원이 급작스럽게 늘어 나는 바람에 김밥은 드신 분도 계시고 못 드신 분도 생겨난다. 그렇게 밤길을 달리고 달려 전라남도 장흥군 장평면 우산병동길 313에 도착을 한다.

도착 후 간단하게 차에서 산행준비를 하고 단체인증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마을길을 따라 땅끝기맥 분기점을 향해 간다.

들꽃향기펜션 뒤로 해서 올라서면서 호남정맥길과 마주 선다. 낯이 익은 이 길은 호남정맥할 때 더덕이 제법 보였던 구간이라서 유독 기억에 남는다. 더덕을 채취해서 삼계봉에 올라와서 자랑질했더니 한번 보자고 받아가서 날름 한입에 털어너던 산대장이 생각 나는 시간이다.

호남정맥 당시 달아 두었던 시그널은 누가 떼어 버렸는지 보이지 않고 여기저기 나뒹구는 시그널들 주워서 다시 자리 잡아 걸고 있자니 한 분 두 분 올라오신다.

차 타고 올 때는 될 수 있으면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 푹들 쉬시라고 조용히 했고, 산행 출발 할 때도 어두컴컴하고 경황들이 없어 인사를 안 하고 있었는데 이제 날도 밝고 서로 얼굴들도 확인할 수 있으니 같이 걸음 하시는 분들 간단하게 인사들을 하신다.

땅끝기맥 분기봉에서 내려서는 등로는 산악오토바이들이 얼마나 분탕질을 해 놓았는지 골이 깊게 파이고 미끄럽고 화딱지 나게 좋지 않은데 다가 온갖 잡목이 길을 막고 있어 뚫고 진행하기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돌아설 것도 아니고 그냥 밀고 지나간다. 금방 옷과 신발은 축축이 젖어 버리고 이내 젖어버린 바짓가랑이가 척척 감겨온다. 얼마 가지 않아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남도 오백 리 길 정비 작업이 되어 있어 편안한 등로길이 이어지니 마을 이장님이 고맙네요.


땅끝기맥 등로상에서 조금 벗어나 있기는 하지만 이번 구간 전망 볼 수 있는 곳이 없고 그나마 전망보기에 유일한 곳이지 싶다. 해서 모두 다녀오기로 한다.


각수바위 위에 올라서 오늘의 첫 조망이자 마지막 조망을 즐겨 본다. 잠깐씩 불어 주는 시원한 바람이 가슴속으로 스며들며 오감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니 잠깐씩이라도 그 맛에 빠져 본다.


이렇게 각수바위에서 잠시 조망도 즐기고 건너편으로 흐르는 호남정맥 산줄기도 감상을 해본다.

각수바위 삼거리로 돌아와서 인원들 챙겨서 진행을 한다. 오늘 산행 거리가 길지 않다 보니 서로 어울렁더울렁 즐기며 갈 수 있어 모두들 얼굴 곳곳에 화색이 만연하다.


왜 이곳이 바람재라 했을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바람재에 내려서자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좀 쉬었다 가자고들 한다. 남는 게 시간이니 잠시 쉬어가 볼까요 자리 깔고 앉아서 20여분 먹자타임.


누가 우리가 오는 것을 알았을까 이삼일 전에 등로 작업을 해놓은 듯 깔끔하더니 기맥 본연의 길들이 시작되며 잡목과 가시 밭길이 이어 진다. 얼굴에 척척 감기는 거미줄 하며 잡목 싸다구도 맞아가며 싫어도 즐겨야지 어쩔 거야.

덥긴 덥다. 그러다 보니 잠시라도 바람이 머무는 곳이 있으면 머무르며 뒷사람 올 때까지 기다렸다 함께 걸음 하는데 이런 산행이 쉽지는 않지만 나름 재미난 산행이 아니겠는가.

철이 벌써 원추리가 만개할 때 인가 보다. 세월 가는 것도 모르고 살고 있으니 그래도 반가운 님을 보았으니 살짝 담아주는 센스는 잊지 말아야지

아직 끝이 난 게 아니었어. 이미 끝난 줄 알았던 산딸기가 이쁜 색감으로 다가온다. 이럴 때 그냥 지나침은 예의가 아니겠지 싶어서 간섭도 해본다. 새콤달콤 이맛 이 니겠어요.


기맥, 지맥 등로가 확실하게 좋으면 좋겠지만 그런 곳이 몇 곳이나 있겠는가 늘 당연하다 생각을 하고 희미한 등로를 찾아 길을 터 나간다. 그러다 길이 없으면 만들어 가면 되고 있으면 감사히 길을 따르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앞에 가던 사람 쓱 지나갔는데 뒤를 따르면서 그 나무 수풀사이를 보니 칠점사 한 마리 똬리를 틀고 혓바닥을 날름거리고 있다. 혹시나 뒤에 오시는 분들 잘못해서 건들까 봐 걱정이 되어 칠점사 있다고 알려 드리니 생뚱맞게도 뱀이 어디 있는지 찾지도 못한다. 그래서 살짝 건들어서 여기 있다 알려 드리고 다들 지나가신 후에 진행을 한다.



계속 이어지는 잡목길 웬 거미줄이 그리도 많은지 얼굴에 계속해서 걸리고 날파리 들은 내입이 동굴로 착각을 하는 것인지 수시로 입으로 들어온다.


도로에 내려서는 구간 역시나 매서운 기세로 자라고 있는 풀들로 진행이 쉽지를 않다. 역시 여름에 땅끝기맥은 비추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겨울에 하는 것이 걸리적거리는 것 없이 산행을 할 수 있을 듯하다.

시그널만 몇 개 덩그러니 있어서 무심코 그냥 지날 수밖에 없는 계천산 에 올라선다. 산패도 없으니 더 알아볼 수 없으니 산객들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겠다 싶다.

계천산 아래 임도로 내려서고 너무 뜨거워 임도에 있을 수 없어 마침 보이는 탐진강발원지에 들려 보기로 한다. 발원지에는 이곳이 탐진강 발원지라고 알리는 표지석 하나만 있고 다른 것은 알 수가 없다. 이곳 성터재를 지나 넘어서는 길 말 그대로 우후죽순 난립하고 있는 대나무 밭을 이리저리 피해서 겨우겨우 넘어선다.

우후죽순 대나무 밭을 빠져나오니 아크로 CC 골프장이 나온다. 땀은 비 오듯 쏟아질 정도로 덥다. 사람들과 이야기하길 "이 더운 날 누가 골프 치겠어"라는 말을 하며 어차피 골프장을 지나야 갈 수 있으니 골프장을 관통해서 가기로 한다. 일부는 골프장 한편에 있는 수도꼭지 틀어 놓고 시원하게 등목도 하신다. 눈치를 보다가 일단 한 곳에 모여서 후다닥 지나가기로 하고 모여서 골프장을 가로지른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관리자가 나타나서 골프장에 들어오면 안 되니 되돌아가 달라고 하지만 되돌아갈 수 없는 우리는 조금만 더 가서 산으로 들어갈 테니 봐달라고 하며 옥신각신 하면서 골프장을 관통하면서 밀고 지나간다. 하지만 골프장 관리원도 만만치 않게 사명감이 투철한 사람인지 안 되겠다 싶었는지 골프장 측에 지원을 요청하고 그러든 말든 더 빠른 속도로 골프장을 통과해 간다. 그렇게 쭉쭉 밀고 가다 겨우 다시 산길에 접어드니 더 이상 따라오지 않고 되돌아간다. 그렇게 투닥거리며 골프장을 통과하다 보니 골프장 사진 하나 못 담았다.

골프장에서 산줄기로 접어들어 가다가 빠져나오니 아이고 덥다 더워 그래도 밖으로 빠져나오니 더운 공기라도 바람이라도 불어 주니 살 것 같다. 숲 속은 바람도 없고 습하고 덥기만 하더라.

이번 구간 날머리인 칠성동에 모두 도착을 하고 시원한 맥주 한잔이 어찌나 그리 꿀맛처럼 느껴지던지 술 한잔 제대로 못 마시는 나지만 개눈 감추듯 한잔을 홀라당 마셔 버린다. 너무 더워서 후다닥 단체인증 하나 남기고 동네 목욕탕이나 찾아 들어가 시원하게 땀 좀 씻어 내려했는데 여름이라 장사가 안 돼서 그러는지 문을 열어둔 목욕탕이 없다.

어찌어찌 수배된 짜장면집 마당에서 물을 틀어 두고 시원하게 등목을 하고 대충 닦고 들어와서 밖을 보니 내가 씻고 옷 갈아입었던 곳이 훤하게 보이더라 아이고 난감해라. 이렇게 땅끝기맥 첫 구간이 마무리가 되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하하 호호 즐겁게 웃으며 땅끝기맥을 첫 구간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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