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도와주지 않는 땅끝기맥 2번째 구간 이었던 듯하다. 아무래도 여름철이다 보니 거기다 더해서 장마철이 되다 보니 주중에는 어느 때라고 할 것도 없이 시도 때도 없이 비가 주야장천 내리더라. 전국적으로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고 날씨가 좋지 않다 보니 이번에도 역시 호응이 되지 않아 거의 포기하고 있을 때쯤 출발 당일이 가까워지자 급하게 호응들을 하시는지 많은 인원이 모여 다시 땅끝을 찾아가게 된다.
늦은 저녁에 반갑게 만나 버스에 몸을 싣고 달리고 달려 도착한 백양사 휴게소에는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아무래도 이번 산행은 우중산행을 피할수 없을 듯하다. 각오는 하고 왔지만 실제 비 오는데 산행 시작 하는 것이 좋지는 않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는 말도 있으니 우중산행을 신나게 즐겨 보기로 한다.
산행지:땅끝기맥 22.22km
코스:칠성동길- 차일봉- 주당고개- 국사봉- 가음치- 강남재- 활성산- 달뜬봉- 돈받재- 불티재
날씨: 흐림 비 맑음 (종합세트)
기온:21~26도
소요 시간:10시간 15분
동행:19명

도착한 땅끝기맥 첫 구간의 날머리에서 이번 구간에 들머리로 탈태환골한 칠성동에 도착을 고 잠시 산행준비를 하고 나서 차에서 내려서니 다행히 비는 오지 않고 안개만 자욱하다. 아마도 시작부터 비가 줄기차게 쏟아졌다면 첫걸음 떼기가 무지 싫었을 텐데 그래도 다행이다 싶다.

모두 모여서 출발 인증사진 담아내고 땅끝기맥 2구간을 시작한다.

칠성동에서 올라서는 등로에는 풀들이 웃자라 있고 비가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잔뜩 빗물을 머금은 풀들 사이를 지나는 산객들에게 물폭탄을 투척한다. 얼마 진행 하지도 않은 거리 차일봉 된비알을 치고 올라서니 벌써 바짓가랑이가 홀딱 젖어 버렸다. 예상이야 하고 있었지만 너무 빨리 젖어 버렸다. 어쩔 수 없지.

정기산행의 묘미는 함께 간다는 것 이 아닐까 싶다. 발걸음 빠른 사람은 조금 기다려 주고 발걸음이 늦은 사람은 늦은 사람대로 신경을 쓰고 서로 배려하며 걷는 길 함께 가는 산행길이 좋다. 이내 뒷사람들이 올라서는데 새벽안개가 없어지지 않고 조용히 우리들 옆을 지키고 있다.

풀들이 자라 있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양호한 등로 가 이어지고 이 정도 등로면 오늘 산행도 눈누난나 유유자적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랬다가는 여름 산행의 묘미가 없지 않겠는가 나중에 혼쭐 이 난다.

국사봉에 올라서니 삼각점 표시가 있어 확인 차원에서 찾아보는데 이런 풀들이 너무 자라 버려서 인지 삼각점을 찾는 게 쉽지를 않아 한참을 풀숲을 뒤지다 보니 웃자란 풀숲에 1등 삼각점이 떡 하니 버티고 있다. 반갑습니다. ^^

안개가 너무 자욱하게 껴서 인지 10여 m 앞에 사람이 구분이 잘 안 된다. 이제 서서히 날도 밝아 오는데 아무래도 오늘 일출은 꽝일 듯하다.

국사봉 정상석 있는 곳에서 바라보면 건너편 활성산에 풍력발전기들이 돌아가는 것이 보일 텐데 지금은 사골국물 진하게 우려낸 덕분에 보이는 게 하나 없다. 아무래도 오늘 조망은 영 꽝일 듯싶다.

그래도 명색이 국사봉 정상석이니 인증사진 하나 남겨두고

국사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뿔뿔이 흩어져 내려서다가 한적한 곳에서 기다렸다가 함께 갈 생각으로 기다린다. 이때 트럭이 한대 나타나더니 개인사유지 라고 하며 이곳에 대문을 걸어 잠가 뒀는데 그 이유가 이러쿵저러쿵하며 구구절절 말씀을 하신다. 말 짜르기도 애매하고 해서 그 말을 다 들어 드리고 나서 사유지를 한참 걸어 내려온다.




사유지를 따라 내려서다 보면 사유지 건물이 보이고 무섭게 생긴 댕댕이가 맹렬하게 짖어 댄다. 순간 찔끔 하지만 그래도 인원이 몇인데 물기야 하겠어. 그렇게 사유지를 빠져나오자 다시 문을 걸어 잠가 버리신다. 잠시 이야기하는 틈에 꿀 홍보도 하시고 영암군에 민원도 넣어 달라고 부탁 말씀도 빼놓지 않고 하신다.

사유지 입구에 국사봉 등산로 입구라고 광고를 해놓고 개인사유지라고 막아 놨으니 답답한 마음을 구구절절 알릴 수밖에 없는 듯하고 그 내용을 지나는 사람에게 하소연하시듯 이야기하신 것 같다.

도로에서 다시 숲으로 올라서고 다시 내려서는 송장고개 다시 비가 오기 시작을 하고 그래도 배가 고프니 옹기종기 모여 앉아 허기를 달랜다. 비에 젖은 빵을 먹고 싶진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비에 젖은 빵을 먹고 힘을 내본다.

다시 땅끝기맥 등로에 들어서니 잡목과 거미줄은 더욱 거칠게 괴롭힌다. 그렇다고 안 갈 수는 없으니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해서 이슬을 털며 앞서 걸어 나간다.

진행을 하다 보니 311.0m 산패가 땅에 떨어져 뒹굴고 있다. 그냥 갈 수 없어서 보기 좋은 곳에 깨끗하게 털고 다시 달아 둔다.

아무래도 여름철이 되면 땅끝기맥은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가 보다. 등로가 잡목과 풀들에게 점령을 당해서 길 찾기가 여간 난감한 게 아니다. 그러다가 내 눈에 딱 들어온 영지버섯 색갈도 좋고 상태 특 A급의 영지가 활짝 웃고 있다. 웃고 있는 녀석 보고 그냥 지나갈 수 없으니 한번 담아주고.


활성산을 찾아가는 길 풀들이 제대로 자라 있어 밀고 가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태라면 며칠 전에 앞에 사람들이 지났더라도 세력 좋게 일어서는 풀들이 금방 길을 막을 수밖에 없다.

세력이 무시무시했던 잡풀 지를 겨우 빠져나오니 그나마 조금은 편안해 보이는 임도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렇지 바로 사람 잡는 길이 나오더라.

그래도 그사이에 피어난 노란 달맞이꽃과 눈도 맞추어 보고 지난다. 함초롬 하게 빗방울 머금은 달맞이꽃의 자태가 곱기만 하다.


임도로 내려서게 되고 어디선가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기는 하지만 보이지는 않고 이곳은 조망이 좋은 날에 보면 풍력발전기가 신나게 돌아가며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곳이다. 오늘은 안개로 인해서 조망이 없다 보니 사골국물처럼 뽀얀 모습만 보게 된다.


그래도 트랙에 나와 있는 마루금을 따라야 하지 않겠어 하며 마루금을 따르다가 하지 않아도 되는 개고생들 하게 된다. 사방에 가시덩굴과 높이 자라난 풀들이 있어 여기저기 긁히고 난리도 아니다.

활성산에 다가 서기가 이렇게도 쉽지 않았던가 싶다. 쫌 어이가 없기는 하다. 그렇게 가시밭길 뚫고 올라선 활성산은 온몸에 찔린 가시의 상처가 훈장처럼 새겨놓았다. 여기저기 사방이 따끔따끔 거리는 것이 차라리 그냥 임도 따라서 올라설 것을 하는 후회를 하게 만든다. 괜스레 마루금을 고집해 가지고 사람들 힘들게 한 것 같다.


다음에 들려야 하는 달뜬봉 가는 길도 등로는 찾아볼 수 없고 앞선 선배님들의 시그널도 보이지 않으니 그저 트랙에 의지해서 따라가다 보니 들어가기 진짜 싫은 곳으로 들어가게 되더라.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고 또 밀고 간다.

안될 때는 무엇을 해도 안 되는 것인지 여기저기 사방팔봉 거미줄은 왜 이리도 많은지 하도 얼굴에 걸치다 보니 이젠 거미줄 따윈 안중에도 없고 신경 쓰기도 귀찮아진다.

나를 믿고 아무런 말없이 따라와 주는 고마운 분들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달뜬봉에 올랐으나 아무런 표식도 없고 이곳이 달뜬봉인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간에 달뜬봉을 지나게 되고 잠시 임도를 따르는가 싶더니 어디로 들어서야 할지 뚫고 들어갈만한 등로를 도저히 못 찾겠다. 그런다고 진행 안 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잡목과 가시밭길을 뚫고 가는데 그런 내가 힘들어 보였는지 고맙게도 뒤에서 앞으로 와서 가시잡목길 러셀을 해주시는 고마운 분이 계신다. 얼마나 고맙던지 겨우겨우 뚫고 나왔는데 그래봐야 보이는 것 하나 없는 숲 속 이더라는 참 쉽지 않다.

한참을 잡목 숲을 뚫고 나오다 보니 조망이 살짝 열리면서 그 사이로 월출산의 멋진 모습이 펼쳐진다. 이번에는 불티재 까지 가지만 다음 구간에는 월출산을 넘을 것이다. 이렇게 멋진 모습의 울퉁불퉁한 월출산 아마 땅끝기맥이라 명명하지 않았다면 월출기맥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삼나무 밭인가? 삼나무와 편백은 잎을 보면 알 수가 있다. 편백은 아닌 듯싶고 은은한 솔향이 코끝을 자극하는 것이 마음마저 편안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비가 그치길래 오늘은 비가 안 오려나 했더니 갑작스럽게 후드득 하더니 쏟아져 내린다. 우비 입고 자시고 할 시간도 없이 쫄딱 젖어 버리게 되니 굳이 우비 입을 필요를 못 느끼게 되고 이왕 맞는 비 편하게 맞아 준다.


돈밧재에 도착을 하니 월출산 조망이 훤하지만 구름이 너울처럼 일렁이다 보니 금방 구름 속으로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다음번 월출산에 오를 때를 상상하니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오늘의 날머리인 불티재 까지 늦지 않게 도착을 할 듯 하긴 한데 이 비가 그치면 좋겠는데 그칠 생각을 않는다.

비가 오니 물에 젖은 스마트폰은 자꾸 오작동을 하더니 엉뚱한 곳으로 전화를 하지를 않나 문자를 보내지를 않나 혼자서도 알아서 잘 논다. 스마트폰 지가 전자동 AI 라도 된 줄 아나 보다. 먼저 진행하신 분들 옆에 시그널 하나 걸어둔다. 조금 헛갈리는 곳에 하나씩 달아 두기는 했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한구비 넘어서서 불티재에 내려선다. 한 명 두 명 모두 내려서면서 땅끝기맥 2구간이 마무리된다. 여름철에 땅끝기맥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몸소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다음 구간 들어서야 하는 들머리 하지만 카메라도 있고 센서도 있으니 어디로 들어서야 할지 그렇다고 이 구간을 건너뛰고 갈 수도 없으니 난감 하긴 하지만 그때 일은 그때 가서 고민하기로 하자.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서 옷가지를 꺼내 오고 물 한병 들고 숲으로 들어가서 몸을 씻어내고 차에 타려다 보니 다리에 붙어서 내 피를 쪽쪽 빨아먹고 있는 진드기 녀석 얄밉게도 쪽쪽 잘도 빨아먹고 있다.
※ 진드기 떼어내는 팁
진드기 떼어 낼 때 그냥 떼어 내면 머리가 박혀서 빠지지 않으니 라이터로 쇠꼬챙이 같은 거 데워서 진드기 꽁지에 닺지 않게 갖다 대면 뜨거워서 머리를 빼낸다. 담뱃불을 붙여 꽁지에 대고 있어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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